아내가 임신한 뒤 남편이 쓸 수 있는 휴가는 그동안 아이가 태어난 다음에야 열렸습니다. 임신 중에 위험한 상황이 생기거나 유산·사산을 겪어도 곁을 지킬 제도가 마땅치 않았던 이유입니다. 고용노동부가 2026년 9월 17일 내놓은 보도자료에 따르면, 이 공백을 메우는 「배우자 지원 3종 세트」가 오늘 9월 18일부터 시행됐습니다. 바뀐 건 세 가지인데, 날짜 계산이 저마다 달라서 순서를 잡아두지 않으면 신청 시기를 놓치기 쉽습니다.

임신한 배우자의 배에 손을 얹은 남성과 나란히 서 있는 두 사람을 그린 일러스트

※ AI로 제작한 이해용 이미지입니다.
 

9월 18일부터 달라진 세 가지

고용노동부 자료를 정리하면 이번 변화는 이렇게 나뉩니다. 첫 번째는 배우자 유산·사산휴가가 새로 만들어진 것, 두 번째는 배우자 출산전후휴가를 쓸 수 있는 시기가 출산 전으로 넓어진 것, 세 번째는 배우자가 임신 중일 때도 남성 근로자가 육아휴직을 낼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잎을 감싼 손, 한 칸이 칠해진 달력, 사람이 들어간 집 모양이 각각 담긴 카드 세 장

※ 세 제도를 구분해 보여주기 위해 AI로 제작한 이해용 이미지입니다.
셋 다 남성 근로자를 대상으로 하지만 신청 기한, 급여 유무, 필요한 서류가 모두 다릅니다. 하나씩 나눠서 보겠습니다.
 

배우자 유산·사산휴가: 20일 안에 시작, 5일 범위

배우자가 유산 또는 사산한 경우 그날부터 20일 이내에 청구해 5일 범위에서 휴가를 쓸 수 있습니다. 이 가운데 최초 3일은 유급입니다. 우선지원대상기업 근로자라면 그 3일분에 대해 통상임금 100% 기준의 배우자 유산·사산휴가 급여를 받을 수 있는데 고용노동부가 공개한 상한액은 1일분 84,210원, 2일분 168,420원, 3일분 252,630원입니다.
날짜를 잘못 이해하면 손해를 보는 지점이 몇 군데 있습니다. 같은 자료의 질의응답을 기준으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 20일 이내에 휴가를 시작하면 되고 끝나는 날은 20일을 넘겨도 괜찮습니다.
  • 분할 사용은 법에 규정돼 있지 않아 원칙적으로 연속해서 써야 합니다. 사업주가 허용하면 나눠 쓰는 것도 가능합니다.
  • 휴일처럼 근로 제공 의무가 없는 날은 휴가일수에 넣지 않습니다.
  • 연간 상한이 없어, 유산이나 사산이 여러 번 발생하면 각각 5일 범위에서 쓸 수 있습니다.
  • 다태아 가운데 한 태아만 유산·사산한 경우도 대상에 포함됩니다.
  • 사실혼 관계의 배우자도 적용 범위에 들어갑니다.

서류는 두 갈래로 갈립니다. 사업주에게 휴가를 청구할 때는 진단서를 반드시 낼 필요가 없지만 급여를 받으려면 유산 또는 사산 사실을 증명하는 의료기관 진단서를 관할 직업안정기관의 장에게 내야 합니다. 인공임신중절수술에 따른 유산은 원칙적으로 대상이 아니고 모자보건법 제14조 제1항에 해당하는 경우만 예외로 인정됩니다.
 

배우자 출산전후휴가: 출산예정일 50일 전으로 앞당겨졌습니다

기존에는 배우자가 출산한 날부터 120일 이내에만 20일의 휴가를 쓸 수 있었습니다. 오늘부터는 여기에 앞쪽 구간이 붙습니다. 출산예정일 50일 전부터 출산 후 120일 이내라는 창 안에서 쓸 수 있고 3회까지 나눠 쓸 수 있습니다. 근로자가 배우자의 출산(예정)일과 휴가를 쓰려는 날 등을 적은 문서를 내면 사업주는 그 기간 안에 20일을 줘야 합니다.
여기서 헷갈리는 게 50일 전이 정확히 며칠인가입니다. 고용노동부 질의응답은 이 기간을 민법 제157조와 제161조, 「공휴일에 관한 법률」 부칙 제3조에 따라 계산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첫날은 세지 않고 계산 결과가 토요일·일요일·공휴일이면 역산에서도 같은 방식이 적용됩니다.

가로 막대가 세 구간으로 나뉘고 가운데 원형 표시를 기준으로 앞뒤에 괄호가 걸린 기간 도식

※ 사용 가능 기간의 구조를 나타낸 도식입니다. 눈금이 실제 날짜와 1:1로 대응하지는 않습니다.
말로만 들으면 감이 잘 안 오니 직접 계산해봤습니다. 아래 표는 고용노동부가 제시한 계산 방식과 2026년 4분기 관공서 공휴일을 그대로 적용해 만든 것이고 자료에 실린 예시(출산예정일 2026년 11월 24일 → 10월 2일)와 결과가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2026-11-10 (화)2026-09-21 (월)없음2026-09-21 (월)
2026-11-20 (금)2026-10-01 (목)없음2026-10-01 (목)
2026-11-24 (화)2026-10-05 (월)대체공휴일·일·토2026-10-02 (금)
2026-12-10 (목)2026-10-21 (수)없음2026-10-21 (수)
2026-12-20 (일)2026-10-31 (토)토요일2026-10-30 (금)
2027-01-10 (일)2026-11-21 (토)토요일2026-11-20 (금)

※ 고용노동부 보도자료의 계산 방식을 바탕으로 직접 계산한 값입니다. 실제 부여 여부는 사업장과 관할 고용센터 확인이 필요합니다.
뒤쪽 기한도 하나 짚어둘 만합니다. 출산 후 120일은 출산예정일이 아니라 실제 출산일을 기준으로 셉니다. 예정일보다 일찍 태어났다면 기한도 그만큼 앞당겨진다는 뜻입니다. 반대로 출산예정일 50일 전에 맞춰 휴가를 쓰기 시작했는데 출산이 늦어졌더라도, 이미 쓴 휴가는 법정 휴가로 인정됩니다. 휴가 기간에 출산(예정)일이 꼭 들어가야 하는 것도 아니어서 20일을 전부 출산 전에 쓰거나 전부 출산 후에 쓰는 것도 됩니다.
 

배우자 임신 중 육아휴직: 7일 전 신청, 분할 횟수는 그대로

세 번째는 육아휴직입니다. 그동안 남성 근로자는 아이가 태어난 뒤에만 육아휴직을 쓸 수 있었는데 이제는 임신 중인 배우자에게 유산·조산 등의 위험이 있으면 출생 전이라도 돌봄을 위해 휴직할 수 있습니다.
조건은 임신 중인 배우자가 남녀고용평등법 시행규칙 별표3에 정해진 유산·조산 위험 질환을 진단받은 경우입니다. 신청은 휴직 개시 예정일 7일 전까지 하면 됩니다. 일반 육아휴직의 30일 전 신청보다 짧은데, 갑자기 생기는 상황을 감안한 설계로 보입니다.
기간은 기존 육아휴직 기간 안에서 차감되지만 분할 사용 횟수에는 포함되지 않습니다. 진단서에 적힌 요양기간보다 길게 쓰는 것도 가능하고 자녀 출생예정일 이후 기간까지 함께 신청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출산예정일에 맞춰 휴직 중이던 아이가 일찍 태어난 경우, 휴직을 끝내고 배우자 출산전후휴가로 갈아타는 것을 사업주가 반드시 허용해야 할 의무는 없습니다. 이 경우 휴직을 다시 쓰려면 새로 신청해야 합니다.
 

신청 전 체크리스트

  • 유산·사산휴가는 발생일부터 20일 안에 시작일을 잡는다.
  • 출산전후휴가는 출산예정일에서 50일을 역산하고 토·일·공휴일이면 앞 근무일로 당긴다.
  • 출산 후 120일 기한은 실제 출산일로 다시 센다.
  • 임신 중 육아휴직은 진단서를 먼저 받고 개시 7일 전까지 신청한다.
  • 급여 신청 서류와 사업주 제출 서류를 구분한다.

 

자주 묻는 질문

시행일 전에 유산·사산이 있었으면 어떻게 되나요?
고용노동부 질의응답에 따르면 새 휴가는 2026년 9월 18일 이후 청구하는 경우부터 적용됩니다. 시행일 당시 20일의 청구기한이 남아 있다면 기한 안에서 청구해 쓸 수 있고 이때도 기한 안에 휴가를 시작해야 합니다.
배우자 출산전후휴가를 쓰는 중에 유산·사산이 발생하면요?
그 전까지 쓴 휴가는 법정 배우자 출산전후휴가로 인정됩니다. 이후에는 사용 중이던 휴가를 끝내고 배우자 유산·사산휴가를 5일 범위에서 쓸 수 있습니다.
구두로만 알려도 사업주가 휴가를 줘야 하나요?
고용노동부는 사업주가 배우자의 출산(예정) 사실을 알게 되면 휴가 부여 의무가 생긴다고 설명합니다. 다만 사업주가 근로자에게 문서 제출을 요구해 법정 사용기간이 지나기 전에 휴가를 주도록 하고 있습니다.
 

얼마나 쓰이고 있나

고용노동부가 같은 자료에서 밝힌 수치를 보면 흐름은 뚜렷합니다. 2026년 1~8월 육아휴직 등 급여 수급자는 약 26만 9천 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 23만 명보다 16.7% 늘었습니다. 배우자 출산전후휴가 수급자는 같은 기간 약 2만 2천 명으로, 1만 5천 명이던 전년 동기보다 45.1% 증가했습니다. 제도가 앞당겨진 만큼 이 숫자는 더 움직일 가능성이 큽니다.
제도마다 기한 계산 방식이 달라서, 해당되는 상황이 생겼다면 날짜부터 적어두고 사업장 인사 담당이나 관할 고용센터에 확인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이 글은 공개된 공식 자료를 정리한 것이고 개별 사안의 최종 판단은 관할 기관 안내를 따라야 합니다.
 

확인한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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