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가 9월 24일부터 27일까지입니다. 장을 보러 나가기 전에 한 번쯤 떠올리는 질문이 있습니다. 전통시장이 쌀까, 대형마트가 쌀까.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운영하는 농산물유통정보 KAMIS에는 전국 조사처별 소매가격이 매일 올라옵니다. 조사처는 두 종류입니다. 경동시장이나 부전시장처럼 이름이 그대로 적힌 전통시장이 있고 'B-유통'처럼 알파벳으로 표기된 대형유통업체가 있습니다. 9월 15일자 가격을 품목별로 내려받아 두 집단의 평균을 각각 계산해봤습니다. 등급은 상품(上品) 기준입니다.

전통시장 좌판과 대형마트 진열대를 한 화면에 나눠 그리고 그 사이에 빈 장바구니를 놓은 그림

※ AI로 제작한 이해용 이미지입니다.

 

표시가격만 보면 11개 중 8개는 마트가 쌌습니다

아래는 KAMIS 소매가격을 조사처 집단별로 단순평균한 결과입니다. 가중치는 주지 않았습니다.

사과(홍로)10개27,850원19,593원-8,257원
배(신고)10개35,100원22,500원-12,600원
배추1포기7,092원5,078원-2,014원
무1개2,883원1,843원-1,040원
애호박1개2,729원2,461원-268원
대파1kg2,802원2,547원-255원
찹쌀1kg5,332원5,077원-255원
당근1kg3,384원3,374원-10원
시금치100g1,917원2,243원+326원
깐마늘1kg10,022원11,225원+1,203원
녹두500g9,078원12,912원+3,834원

차액은 대형유통 평균에서 전통시장 평균을 뺀 값입니다. 음수면 마트가 싸다는 뜻입니다. 11개 중 8개가 음수였고 사과 한 상자에서만 8,257원 차이가 났습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결론이 간단해 보입니다. 그런데 원자료를 한 줄씩 들여다보면 이 표가 무엇을 재고 있는지가 달라집니다.
 

마트 가격표에는 이미 할인이 들어가 있었습니다

KAMIS는 조사 시점에 할인 행사가 적용된 가격에 별도 표시를 답니다. 이 표시를 세어보니 결과가 한쪽으로 쏠렸습니다.
전통시장 조사 기록 163건 가운데 할인 표시가 붙은 건 0건이었습니다. 대형유통업체 340건 중에서는 247건, 그러니까 72.6%에 할인 표시가 있었습니다.
배경은 정부 대책에 적혀 있습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9월 14일 추석 민생안정대책 추진상황 점검회의 결과를 내면서 당초 590억원이던 할인 지원 규모를 1,490억원으로 늘리고 지원 기간도 9월 23일에서 9월 30일까지 연장했다고 밝혔습니다. 유통업체 등 4,000여 곳에서 성수품을 최대 40% 할인하는 행사가 진행 중입니다.
즉 앞의 표는 '전통시장 정가'와 '마트 할인가'를 나란히 놓고 비교한 셈입니다. 같은 저울에 올린 숫자가 아니었습니다.

위쪽 흐름은 가격표 단계에서 값이 줄고 아래쪽 흐름은 결제 뒤 되돌아오는 구조를 나타낸 도식

※ 개념 이해용 도식입니다. 실제 할인율·환급률과 1:1로 대응하지 않습니다.

 

전통시장 혜택은 계산대를 지난 뒤에 붙습니다

전통시장에 혜택이 없는 건 아닙니다. 다만 붙는 자리가 다릅니다.
재정경제부가 9월 1일 발표한 추석 민생안정대책에 따르면 9월 16일부터 20일까지 농축산물과 수산물 각 300개 전통시장에서 온누리상품권을 현장에서 환급합니다. 구매액의 약 30%, 1인당 2만원까지입니다. 가격표는 그대로인데 계산을 마친 뒤에 상품권이 돌아오는 구조입니다.
그래서 환급분을 반영하면 표가 어떻게 바뀌는지 계산해봤습니다. 환급 한도 2만원 안에서 샀다고 보고 전통시장 가격에 30%를 적용한 값입니다.

사과(홍로)27,850원19,495원19,593원전통시장
배(신고)35,100원24,570원22,500원대형유통
배추7,092원4,964원5,078원전통시장
무2,883원2,018원1,843원대형유통
애호박2,729원1,910원2,461원전통시장
대파2,802원1,961원2,547원전통시장
찹쌀5,332원3,732원5,077원전통시장
당근3,384원2,369원3,374원전통시장
시금치1,917원1,342원2,243원전통시장
깐마늘10,022원7,015원11,225원전통시장
녹두9,078원6,355원12,912원전통시장

11개 중 6개에서 순서가 뒤집혔습니다. 환급까지 넣으면 전통시장이 앞서는 품목이 9개가 됩니다.
끝까지 마트가 유리한 품목은 배와 무 두 가지였습니다. 배는 환급을 받아도 2,070원, 무는 175원 차이로 마트 쪽이 낮았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나눠 담으면 됩니다

  • 사과와 배처럼 할인 지원이 집중된 과일은 마트 표시가를 먼저 확인합니다. 특히 배는 환급을 감안해도 마트가 앞섰습니다.
  • 녹두, 깐마늘, 시금치처럼 할인 행사에서 비껴간 품목은 전통시장 쪽 차이가 컸습니다. 녹두는 500g에 3,834원, 깐마늘은 1kg에 1,203원이었습니다.
  • 환급은 9월 16일부터 20일까지 닷새, 1인당 2만원까지입니다. 약 6만 7천원어치를 사면 한도에 닿습니다.
  • 환급 행사는 지정된 시장에서만 진행되므로 방문 전에 해당 시장 공지를 확인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왼쪽 바구니에 사과와 배, 배추가 담기고 오른쪽 바구니에 곡물 자루와 마늘, 대파가 담긴 그림

※ AI로 제작한 이해용 이미지입니다.

 

이 숫자를 읽을 때 감안할 점

조사처별 가격을 가중치 없이 단순평균했기 때문에 조사처 수가 많은 지역의 가격이 상대적으로 더 반영됩니다. 전통시장 표본은 품목당 7~16곳, 대형유통업체는 19~34곳이었습니다.
하루치 가격이라는 점도 함께 봐야 합니다. 할인 행사는 품목과 점포에 따라 날짜별로 바뀌므로 같은 계산을 다른 날에 하면 순위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실제 구매 가격은 산지와 브랜드, 규격에 따라 벌어집니다. KAMIS도 이 자료를 참고용으로 활용해 달라고 안내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전통시장이 원래 더 싸다고 알고 있었는데요.
품목에 따라 다릅니다. 표시가격만 놓고 보면 9월 15일 기준으로는 시금치, 깐마늘, 녹두 세 품목만 전통시장이 낮았습니다. 다만 이 가격표에는 전통시장 전용 환급이 빠져 있습니다.
환급 30%는 무조건 받나요.
아닙니다. 재정경제부 자료 기준으로 9월 16일부터 20일까지 농축산물·수산물 각 300개 전통시장에서 1인당 2만원 한도로 진행되는 행사입니다. 시장별 운영 방식은 공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축산물은 왜 빠졌나요.
축산물 소매가격은 2022년 4월부터 축산물품질평가원에서 따로 제공하고 있어 이번 계산에는 KAMIS 농산물 소매가격만 사용했습니다.
 

확인한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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