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지하주차장 출입구를 가로막고 선 차량과 그 뒤에서 기다리는 차들을 그린 삽화

AI로 제작한 이해용 이미지

아파트 지하주차장 램프 앞에 차 한 대가 비스듬히 서 있고, 연락은 닿지 않는다. 뒤차는 삼십 분째 시동을 켠 채 기다린다. 이런 상황에서 지금까지는 마땅한 제재 수단이 없었다. 관리사무소가 방송을 하고 경비원이 전화를 돌리고 그래도 안 되면 그냥 기다리는 것이 전부였다.

2026년 8월 28일부터는 달라진다. 개정된 「주차장법」과 그에 맞춰 손질된 시행령이 같은 날 함께 시행되면서 주차장 출입구를 막는 행위 자체가 법으로 금지되고 위반하면 과태료가 붙는다. 시행일이 눈앞이라 미리 정리해둘 만한 내용을 골라 담았다.

 

언제부터, 어떤 법이 바뀌나

이번 변화는 법률과 시행령 두 축이 맞물려 있다.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올라온 공포 정보를 보면 「주차장법」 일부개정법률은 법률 제21413호로 2026년 2월 27일 공포됐고 부칙에 따라 공포 후 6개월이 지난 2026년 8월 28일부터 효력이 생긴다.

과태료 액수처럼 구체적인 숫자는 법률이 아니라 대통령령이 정한다. 「주차장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은 대통령령 제36623호로 2026년 8월 25일 공포됐고 부칙에서 시행일을 2026년 8월 28일로 못 박았다. 법률과 시행령의 시행일이 같은 날인 셈이다.

법제처가 밝힌 개정 이유는 두 갈래다. 하나는 무료 공영주차장 장기 주차 규제를 넓히고 강화하는 것, 다른 하나는 주차장 출입구를 막아 다른 차의 진출입을 방해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지자체가 견인 등 조치를 할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것이다.

 

금지되는 행위는 크게 두 가지다

개정법 제6조의3에 항이 두 개 새로 붙었다. 이 조항이 이번 개정의 뼈대다.

출입구를 막는 행위

제6조의3제3항은 "누구든지 노외주차장 또는 부설주차장의 출입구에 자동차를 주차하여 다른 자동차가 해당 주차장에 진출입하지 못하게 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정한다.

여기서 용어를 한 번 정리해두면 읽기가 편해진다. 노외주차장은 도로 바깥에 따로 마련한 주차장이다. 공영주차장이나 상가 옆 유료 주차장이 여기에 들어간다. 부설주차장은 아파트·상가·사무실 같은 시설물에 딸린 주차장이다. 즉 아파트 단지 안 주차장과 상가 건물 주차장 모두 적용 대상이다.

주의할 점은 규제 대상이 '주차구획'이 아니라 '출입구'라는 것이다. 남의 자리에 세운 것만으로는 이 조항에 걸리지 않는다. 다른 차가 드나드는 길목을 막았느냐가 기준이다.

무료 공영주차장 장기 주차

제6조의3제2항은 국가기관·지방자치단체·공공기관 등의 장이 설치한 주차장 가운데 주차요금을 받지 않는 곳에서 정당한 사유 없이 일정 기간 넘게 계속 세워두는 행위를 금지한다.

그 '일정 기간'이 얼마인지는 시행령이 정했다. 개정 시행령 제3조는 기준을 1개월로 잡았고 자동차가 분해되거나 파손돼 운행이 불가능한 상태라면 15일로 줄여 적용한다. 무료 공영주차장을 사실상 차고지처럼 쓰는 사례를 겨냥한 조항이다.

 

과태료는 단계별로 올라간다

법률은 상한선만 정하고, 실제 부과 금액은 시행령 별표에서 위반 횟수별로 나뉜다. 법제처가 공개한 시행령 개정 이유에 적힌 금액을 표로 다시 정리하면 이렇다.

위반 행위 법률상 상한 1차 위반 2차 위반 3차 이상
주차장 출입구를 막아 다른 차의 진출입을 방해 500만원 이하 100만원 300만원 500만원
무료 공영주차장에 1개월 이상 계속 주차 100만원 이하 30만원 50만원 100만원

1차에서 3차 이상으로 갈수록 과태료 금액이 높아지는 것을 막대 높이로 나타낸 개념 그래프

AI로 제작한 이해용 이미지 (금액 비율만 나타낸 개념 그래프)

두 항목 모두 위반이 쌓일수록 금액이 크게 뛴다. 출입구 방해는 100만원에서 500만원으로 다섯 배, 장기 주차는 3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세 배 남짓 올라간다. 표에 적힌 금액을 나눠본 값이다. 반복 위반을 강하게 억제하겠다는 설계로 읽힌다.

법률 조문 위치도 함께 적어둔다. 출입구 방해는 개정 제30조제1항제1호로 500만원 이하, 무료 주차장 장기 주차는 제30조제2항제1호로 100만원 이하다. 과태료를 매기고 걷는 주체는 제30조제4항에 따라 시장·군수 또는 구청장이다.

 

아파트라면 절차가 한 단계 더 있다

같은 위반이라도 주차장을 누가 설치했느냐에 따라 진행 순서가 다르다. 개정법은 두 갈래 절차를 나눠 뒀다.

지자체가 설치한 노외주차장이라면 제15조제2항에 제5호가 새로 들어갔다. 출입구를 막은 차량에는 지자체장이 곧바로 견인을 포함한 조치를 할 수 있다.

반면 아파트 부설주차장이나 민간이 운영하는 노외주차장은 제15조제3항부터 제5항까지, 그리고 제19조의3제5항이 정한 순서를 따른다. 먼저 주차장 관리자가 운전자나 관리 책임자에게 주차 방법을 바꾸거나 차를 옮기라고 권고한다. 권고에 따르지 않으면 관리자가 시장·군수·구청장에게 조치를 요청하고 요청을 받은 지자체장이 견인 등 조치를 취할 수 있다.

출입구 막힘, 관리자 권고, 지자체 조치 요청, 견인으로 이어지는 네 단계를 아이콘으로 표현한 흐름도

AI로 제작한 이해용 이미지

구분 지자체가 설치한 노외주차장 아파트 부설주차장·민간 노외주차장
1단계 지자체장이 직접 조치 관리자가 이동·주차방법 변경 권고
2단계 — 권고 불응 시 관리자가 지자체에 조치 요청
3단계 — 요청받은 지자체장이 견인 등 조치

아파트 입주민 입장에서 정리하면 관리사무소가 먼저 접촉을 시도하고 그래도 차가 그대로면 관할 구청으로 넘어가는 구조다. 관리사무소가 임의로 견인 업체를 부르는 방식이 아니라는 점은 짚어둘 만하다.

 

견인되면 비용은 차주가 낸다

개정법 제15조제5항은 차량을 옮길 때 「도로교통법」 제35조제3항부터 제7항까지와 제36조를 준용하도록 했다. 준용된 도로교통법 조항에 무엇이 담겨 있는지 확인해보면 실질적인 부담이 드러난다.

도로교통법 제35조제3항은 차를 옮긴 기관이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 보관하고 차량 사용자나 운전자에게 그 사실을 신속히 알리도록 정한다. 사용자나 운전자의 이름과 주소를 알 수 없으면 제4항에 따라 공고 절차를 밟는다.

핵심은 제6항이다. 이동·보관·공고·매각 또는 폐차에 들어간 비용은 차량 사용자가 부담하고 비용을 걷을 때는 「행정대집행법」 제5조와 제6조를 적용한다. 과태료와 별개로 실비가 따라붙는다는 뜻이다.

제5항도 가볍지 않다. 반환에 필요한 조치나 공고를 했는데도 사용자나 운전자가 그날부터 1개월 안에 반환을 요구하지 않으면 그 차를 매각하거나 폐차할 수 있다. 견인된 사실을 모르고 방치하면 차 자체를 잃을 수 있는 구조다.

 

8월 28일 이전부터 세워둔 차는 어떻게 되나

무료 공영주차장에 이미 오래 세워둔 차가 있다면 시행일에 곧장 1개월을 채운 것으로 볼지가 문제가 된다. 개정법 부칙 제2조가 이 부분을 정리했다.

시행 당시 해당 주차장에 주차 중인 자동차의 주차 기간을 계산할 때는 이 법 시행일부터 주차한 것으로 본다. 즉 2026년 8월 28일이 기산점이다. 그 전에 며칠을 세워뒀든 8월 28일부터 다시 1개월을 세는 셈이다.

 

함께 바뀐 오피스텔 주차장 특례

이번 시행령 개정에는 성격이 다른 조항도 하나 들어갔다. 제6조제4항에 제3호가 신설되면서 제1종·제2종 근린생활시설이나 지식산업센터를 호실별 전용면적 30제곱미터 미만 오피스텔로 용도변경할 때 부설주차장 추가 확보 의무를 한시적으로 면제할 근거가 생겼다.

적용 범위는 좁다. 2027년 12월 31일까지 용도변경 허가를 신청하거나 신고하는 경우로 한정된다. 부지 경계선에서 직선거리 300미터 이내 또는 도보거리 600미터 이내에 국가기관 등이 설치한 주차장이 있어 이를 이용할 수 있는 경우 등 요건도 따로 걸려 있다. 법제처가 밝힌 취지는 비어 있는 상가나 사무실을 오피스텔로 돌려 수도권 주택 공급을 늘리자는 것이다.

 

시행 전에 확인해두면 좋은 것

법 조문을 읽고 나서 실제로 챙길 만한 항목을 정리했다. 아래는 개정 조문을 근거로 재구성한 점검 목록이다.

  • 잠깐 세우더라도 램프·게이트 앞은 피한다. 짧은 시간이라도 다른 차의 진출입을 막으면 제6조의3제3항의 문언에 해당할 수 있다.
  • 차량에 연락처를 남긴다. 조문상 첫 단계가 관리자의 '권고'이므로 연락이 닿으면 그 단계에서 정리될 여지가 크다.
  • 무료 공영주차장을 장기 보관 용도로 쓰지 않는다. 기준은 1개월, 운행 불가능한 차량은 15일이다.
  • 관리사무소나 관리단이라면 시행일 전에 권고·요청 절차와 담당 창구를 정해둔다. 민간 주차장은 지자체 요청 단계를 거쳐야 한다.
  • 구체적인 부과 기준이나 감경 여부는 관할 시·군·구에 확인한다. 지자체별 안내 시점과 계도 기간 운영은 다를 수 있다.

시행 첫날부터 단속이 어떻게 굴러갈지는 아직 지켜볼 부분이 남아 있다. 조문은 전국 공통이지만 안내와 계도를 어떻게 운영할지는 지자체 재량이 크기 때문이다.

 

자주 묻는 질문

남의 주차구획에 세우면 과태료 대상인가요? 이번 신설 조항은 '출입구'를 막아 진출입을 못 하게 한 경우를 규정한다. 주차구획 무단 점유 자체를 겨냥한 조항은 아니다.

아파트 관리사무소가 바로 견인할 수 있나요? 개정법상 민간 부설주차장은 관리자가 권고한 뒤 지자체에 조치를 요청하면 지자체장이 조치하는 순서를 따르도록 돼 있다. 관리자가 곧바로 견인 조치를 하도록 정한 구조는 아니다.

과태료를 내면 견인비는 안 내도 되나요? 도로교통법 제35조제6항이 준용되므로 이동·보관 등에 들어간 비용은 차량 사용자가 부담한다. 과태료와 별개다.

유료 주차장에 한 달 넘게 세워두면 어떻게 되나요? 장기 주차 금지 조항은 국가기관 등이 설치한 주차장 중 주차요금을 받지 않는 곳을 대상으로 한다. 요금을 받는 주차장은 이 조항의 적용 대상이 아니다.

이 글은 공포된 법령 원문을 정리한 안내다. 개별 사안의 과태료 부과 여부와 금액은 사실관계와 지자체 판단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구체적인 문제는 관할 지자체나 전문가에게 확인하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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